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와 선교적 목회 XII -한국적 상황에서의 선교적 교회의 의미-
김연정 목사, 산돌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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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신보 기자 작성일23-05-11 16:37본문
▲김연정 목사, 산돌중앙교회
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목회가 마이너스 성장곡선을 보이는 21세기 초 한국교회의 성장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긍정적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데이빗 보쉬가 주장한 대로, 교회는 선교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교회는 교회 주변의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또한 동시에 먼 나라 복음의 불모지에도 복음을 전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개념이, 성장을 모색하는 기존의 한국교회의 눈을 크게 뜨게 할 만한 정말 신선하고 새로운 그 무엇으로 다가오느냐 하는 질문을 한다면 그에 대한 답은 교회마다 온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선교적 교회의 이론적 배경은 한국적 상황에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서양의 기독교 국가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신학적 개념은 영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인도에서 35년간 선교사역을 하고 자신의 본국인 영국으로 돌아간 한 선교사인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은 급속한 변화 속에 흔들리고 있는 모국교회를 보게 되었다. 런던은 이미 이교도의 사회가 되었으며 복음에 대한 차가운 멸시가 팽배했다. 그러므로 그는 생각하기를 선교지는 인도만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모국인 영국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영국교회는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나아가 교회의 재부흥을 위하여 그 실천적 과제를 이루어내야만 할 책임이 있음을 인식했던 것이다. 급변하는 교회 환경과 무너져가는 교회들을 보면서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선교적 교회론’(Mssional church)이다. 과거에 서구 도시에서는 복음을 전할 대상자가 교회 주변에 없었다. 그러므로 선교는 먼 나라에서나 이루어져야 할 과업으로 여겼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해 왔었던 서구 교회의 먼 나라 선교의 전략은 먼 나라에서뿐만 아니라, 가까이 국내, 도시 안에 있는 교회 주변의 불신자들을 그 타겟으로 전도하며 선교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선교지가 바로 국내교회 주변이 된 것이다. 따라서 선교지에서 타종교를 믿는 자들을 대상으로 실행한 선교전략과 실행이 이제는 본국 교회 가까이 살고있는 타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실천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상황은 어떤가? 한국사회에 과거 서구사회처럼 마을 모퉁이마다 교회가 있고, 교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기독교인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당연히 없었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던 구한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이 30%를 넘었던 적도 없었다.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독교 국가인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선교하는 교회(Missional church)의 모습으로 성장해 왔다. 주변에 믿지 않는 사람들이 언제고 더 많았기 때문이었고 그들은 언제고 전도대상자였다.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했다. 고아원과 같은 사회 구호기관을 직접 설립하여 운영을 했으며, 간접적으로도 지원을 했다. 교회에 어린이 선교원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였고, 그들의 어머니들을 전도하였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들의 틈바구니에서 미션스쿨을 세웠고, 기독병원을 설립하였으며 군복음화를 위하여 후원하였으며, 작은 규모로는 야학을 통하여 복음을 전하고, 농어촌 봉사활동을 통하여 복음을 전했다. 오늘날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기독교 국가였던 서구사회에 타종교를 믿는 외국인들이 대거 유입되고, 세속주의와 소비주의로 인해 믿음에서 떨어진 자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더이상 서구는 피선교지가 아니고 선교지가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과거나 지금이나 주변에 전도가 필요한 선교지인 것이다. 그리고 앞서 열거한 대로 전도의 방법은 다양하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21세기 초 서구 교회에서 시작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론이 오늘날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전환점을 가져올 정말 새로운 방안인가? 그렇지 않다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적 교회와 선교적 목회의 선교학적 이론은 중요하다. 그것은 현시대 끊임없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과 늘어가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들을 향하여 열린 마음으로 환대하며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일깨워준다. 또한, 한국교회가 한참 성장하던 때, 그 응축력을 가지고 해외 선교를 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숨 고르기를 하고, 그동안 놓쳤던 교회 주변 이웃들과 지역사회에 보다 섬세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접촉하여 복음을 전하는 일에 이 선교적 교회의 이론과 방법론은 분명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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